Waikiki의 선셋부터 클래식 스테이크하우스, 바다 앞 다이닝까지.
여행을 하다 보면 기억에 남을 식사 자리를 찾는 것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그런데 Oahu의 ‘최고’ 레스토랑을 추천하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가격을 따지지 않는 파인 다이닝을 찾는지, 부담 없이 섬의 맛을 보고 싶은지, 아니면 허니문이나 가족 여행을 기념할 특별한 자리를 원하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문화가 섞여 만들어진 곳답게 하와이의 다이닝 씬은 폭이 넓다. 여기 여덟 곳은 음식 그 이상을 내어 준다. 바다 전망, 역사가 깃든 공간, 도시의 불빛, 해변의 활기, 그리고 전통적인 파인 다이닝. 각자 찾아갈 이유가 분명한 곳들이다.
House Without A Key
Halekulani, 2199 Kalia Road, Waikiki / 캐주얼한 오션프런트 다이닝과 칵테일 / 선셋 시간의 라이브 하와이안 음악과 훌라

하와이 리조트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House Without A Key만큼 잘 보여 주는 곳도 드물다. 잔디밭의 100년 된 kiawe 나무, 흔들리는 야자수, 그리고 멀리 Diamond Head. Waikiki에서 가장 알아보기 쉬운 바다 풍경 중 하나다.
선셋 무렵에 가 보자. 라이브 하와이안 음악과 훌라 공연이 분위기를 더한다. 역대 Miss Hawaii 출신들의 공연은 오래도록 이곳의 매력으로 꼽혀 왔다.
Halekulani Mai Tai가 대표 메뉴이고, 코코넛 슈림프, 아히 포케, 버거 같은 캐주얼한 음식도 있다. 호텔의 시그니처인 코코넛 케이크를 위해 배를 조금 남겨 두자.
럭셔리 호텔 안에 있지만 분위기는 뜻밖에 편하다. 정식 디너까지는 아니어도 칵테일 한 잔과 노을, 하와이안 음악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딱 맞는 곳이다.
Orchids
Halekulani, 2199 Kalia Road, Waikiki / 세련된 오픈에어 다이닝 / 하이라이트는 Sunday Brunch, 예약 권장

바로 옆 House Without A Key가 캐주얼한 리조트 라이프라면, Orchids는 한결 단정하고 우아한 식사 자리다.
오픈에어 다이닝룸에서 Waikiki Beach와 Diamond Head가 내다보인다. 난 꽃과 밝은 톤의 인테리어, 세심한 서비스가 조용히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든다.
메뉴는 신선한 로컬 농산물과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다. 디너도 좋지만 많은 손님이 찾는 진짜 이유는 Sunday Brunch다. 해산물과 즉석 요리, 디저트가 푸짐하게 차려지는 뷔페다.
여유로운 기념일 브런치나 바다 앞의 격식 있는 식사를 원한다면 좋은 선택이다. Sunday Brunch는 예약하고 가는 편이 좋다.
Azure
The Royal Hawaiian, 2259 Kalakaua Avenue, Waikiki / 오션프런트 파인 다이닝, 해산물 / 디너만 운영, 비즈니스 캐주얼

Azure는 Waikiki의 상징인 핑크 호텔, The Royal Hawaiian 안에 있다. 역사가 깃든 복도와 독특한 인테리어를 지나가는 것부터가 즐거움이고, 가는 길에 사진 찍을 만한 자리도 많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시야가 Waikiki Beach로 트인다. 호텔 내부의 아늑한 옛 분위기와 선명하게 대비된다. 선셋 무렵에는 하늘과 바다의 색이 바뀌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자리가 된다.
디너는 신선한 해산물과 로컬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테이스팅 메뉴가 중심이고, 바에서는 단품 주문도 가능하다. Honolulu Magazine이 Azure를 2026 Hale Aina Gold Award 베스트 시푸드로 선정했으니, 전망만큼 주방도 인정받은 셈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리조트 특유의 편안함을 잃지 않는다. 역사 있는 호텔의 격조와 Waikiki 해변의 활기를 한 번에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잘 맞는다.
Beachhouse at the Moana
Moana Surfrider, 2365 Kalakaua Avenue, Waikiki / 해변 테라스의 스테이크와 해산물 / 기념일에 어울림, 예약 권장

Waikiki를 처음 찾는 여행자에게 Beachhouse at the Moana만큼 로맨틱한 식사 자리는 많지 않다.
1901년에 문을 연 Moana Surfrider의 우아한 건축에, 부드러운 저녁 조명과 해변을 향한 테라스가 더해진다. 선셋부터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대가 특히 좋다.
식사는 프리미엄 스테이크와 해산물이 중심이고, 서비스도 정중하며 격식 있는 분위기다.
가격대는 높은 편이라 가볍게 들르는 곳이라기보다, 허니문이나 결혼기념일처럼 의미 있는 날을 위해 아껴 두는 레스토랑에 가깝다.
Hy’s Steak House
2440 Kuhio Avenue, Waikiki / 전통 스테이크하우스, 바다 전망 없음 / 디너만 운영, 예약 권장

스테이크를 좋아한다면, 하와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1976년에 문을 연 Hy’s Steak House는 Waikiki의 터줏대감이고, 올해 11월이면 같은 자리에서 50년이 된다. 바다 전망은 없지만 안에 들어서면 별로 아쉽지 않다. 짙은 원목 패널과 책장, 가죽 좌석, 따뜻한 조명이 유럽의 전통 프라이빗 클럽 같은 느낌을 만든다.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는 유리로 둘러싸인 그릴이다. 셰프들이 하와이산 kiawe 장작으로 스테이크를 굽는다. 그 과정을 보고 있으면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기대가 쌓인다. 필레와 스트립이 함께 나오는 포터하우스, 풍미가 진한 립아이가 좋은 선택이다.
식사 전에 나오는 따뜻한 치즈 브레드만으로도 반갑다. 옛날식 스테이크하우스의 재미를 더하고 싶다면 테이블에서 만들어 주는 시저 샐러드를 주문해 보자. 불을 써서 테이블에서 완성하는 디저트, 예를 들어 Bananas Foster로 마무리하면 기억에 남는다.
비싼 저녁이지만 매력은 스테이크 너머에 있다. 전통적인 서비스와 변하지 않는 분위기가 경험의 일부다. 바다 전망보다 잘 구운 스테이크를 택하는 여행자라면 들러 볼 만하다.
The Signature Prime Steak & Seafood
Ala Moana Hotel 36층, 410 Atkinson Drive / Waikiki 바로 바깥, Ala Moana Center 옆 / 프라임 스테이크와 해산물, 선셋 전 예약 + 창가 자리 요청

Waikiki의 많은 레스토랑이 바다 바로 앞에 있다면, The Signature는 다른 시점을 준다. 도시 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Honolulu 전경이다. Waikiki 바로 바깥, Ala Moana Center 옆에 있어 거의 모든 Waikiki 호텔에서 차로 금방이다.
Ala Moana Hotel 36층에 있고,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창이 해안선과 스카이라인을 담는다. 선셋에는 수평선 위로 따뜻한 색이 번지고, 어두워지면 도시의 불빛이 반짝인다.
프라임 스테이크, 랍스터, 각종 해산물이 주력이다. 고급스러운 공간이면서도 분위기는 비교적 편안한 편이다.
제대로 즐기려면 선셋 전 시간으로 예약하고 창가 자리를 요청하자. 바다 전망과 Honolulu의 야경을 둘 다 보고 싶은 여행자에게 특히 잘 맞는다.
Duke’s Waikiki
OUTRIGGER Waikiki Beach Resort, 2335 Kalakaua Avenue, Waikiki / 활기찬 해변 레스토랑 겸 바 / Barefoot Bar는 워크인 가능, 디너 테이블은 일찍 마감

Duke’s Waikiki는 Waikiki에서 가장 활기차고 부담 없는 오션프런트 레스토랑 중 하나다. 올림픽 수영 선수이자 현대 서핑의 개척자인 Duke Kahanamoku를 기려 이름을 붙였고, 오래된 사진과 서프보드로 하와이의 서핑 역사를 보여 준다.
해변에 면한 Barefoot Bar는 편안하고 분명하게 하와이답다.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이 더해져 분위기가 살아나고, 일요일 공연은 특히 인기가 많다.
Seven Spice Ahi, 마카다미아 크러스트 생선, 프라임 립, 버거가 인기다. 디저트로는 마카다미아 아이스크림에 진한 초콜릿을 얹은 푸짐한 Hula Pie를 놓치지 말자.
가족이나 친구들과 가기 좋은 곳이지만, 디너 예약이 쉽지 않고 대기가 길어질 수 있다. 조용하고 아늑한 식사보다는 해변의 활기와 Waikiki의 서핑 문화를 느끼러 가는 곳으로 생각하자.
Hula Grill Waikiki
OUTRIGGER Waikiki Beach Resort, 2335 Kalakaua Avenue, Waikiki / 해변 오픈에어 다이닝, 종일 운영 / 아침부터 저녁까지, 밤에는 라이브 하와이안 음악

아래층 Duke’s가 꽉 찼거나 생각보다 시끄럽다면, 답은 Hula Grill이다. 같은 Outrigger 건물의 위층에 있는데 한 층 차이가 많은 것을 바꿔 놓는다. 해변 위로 길게 난 라나이로 공간이 트이고, Kalakaua Avenue의 소음이 멀어진다.
해 질 무렵 난간을 따라 티키 횃불이 켜지고, 그 너머로 야자수와 바다, Diamond Head가 보인다. 내가 상상하던 하와이에 가장 가까운 사진을 찍기 쉬운 자리 중 하나다.
주방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돌아간다. 시차 때문에 일찍 눈이 떠지는 섬에서의 첫 아침에 특히 쓸모 있는 주소다. 저녁에는 바에서 라이브 하와이안 음악이 연주된다.
테이블 잡기가 Duke’s보다 수월하고,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도 분위기가 차분하다. 북적임 없이 해변 풍경을 즐기고 싶은 커플이나 가족에게 잘 맞는다.
기억에 남는 한 끼
하와이에 좋은 레스토랑은 많다. 다만 여행이 끝난 뒤에도 오래 남는 곳은 음식 그 자체 너머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풍경이든, 분위기든, 그날의 한 장면이든.
전통 스테이크하우스와 여유로운 Sunday Brunch부터 선셋 칵테일과 라이브 하와이안 음악까지, 그날의 자리에 맞는 경험을 고르자. 잘 고른 한 끼는 하와이 여행에서 가장 좋은 기억 중 하나가 된다.